[싱글몰트] 탈리스커 10년(Talisker 10 Years)
[하인첼's 테이스팅 노트]
- 노즈 : 피트향, 훈연향, 과실의 달콤함, 시트러스.
- 팔레트 : 짭쪼름함, 파인애플, 부드러운 목넘김.
- 피니쉬 : 스모키, 후추, 여운이 긴 편.
소위 피트 위스키의 입문용으로 유명한 탈리스커 10년. 스모키한 피트향이 호불호가 강해 처음 위스키를 접하는 사람들한텐 잘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위스키가 이럴 줄 알테니.
나는 싫어하진 않는 편인데 과연 와이프한텐 피트가 잘 맞을지 궁금하던 참에 때마침 트레이더스에서 탈리스커 10년 무료 시음 기회가 있어 마셔보게 했다.
결과는 '호'. 아무리 무료 시음이긴해도 너무 조금 주는거 아니냐고 투정부린다. 그 모습에 바로 구입 완료. 도수 45.8도 700ml 69,800원.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싱글몰트 스카치 위스키다.

※ 피티드(Peated) 위스키? 피트(Peat)?
몰트 위스키의 원료인 보리를 건조할 때 석탄의 한 종류인 이탄(토탄 : Peat)를 사용한다. 이탄을 태워서 보리를 건조시키는데, 이탄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연기가 보리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이 때 보리에 벤 특유의 향이 보리를 증류하고 숙성시킴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향이 따라오게 된다. 이 과정을 '피트(Peat) 처리를 했다'라고 표현하며, 피트 처리한 위스키를 피티드 위스키(Peated Whisky) 라고 한다.
그 피트 향에 매력을 느껴 아직까지도 피트 처리를 한 위스키를 만들고 있고, 특히 스코틀랜드의 아일라(Islay) 섬의 위스키가 유명하다. 아일라의 유명한 위스키로는 아드벡, 라프로익, 라가불린, 보모어가 있다.

출처 : https://scotchwhisky.com/magazine/ask-the-professor/16459/the-truth-about-peated-whisky-and-phenols/
보통 피트향의 강도를 페놀수치(ppm)로 표현한다. 탈리스커 10년은 15-20 정도. 참고로 아일라 섬의 '아드벡'이 50-60, '라프로익'이 30-40 정도 된다고 한다.
탈리스커는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에 위치한 스카이(Skye) 섬에 있는 지역명이자 증류소 이름이다. 탈리스커는 '경사진 암벽' 또는 '돌의 땅'이라는 의미.

색깔은 연한 호박색, 황금빛에 가깝다. 피트 위스키답게 적당한 피트 특유의 향이 먼저 다가온다. 위스키를 마시는 내내 훈연향이 계속 느껴진다.
보통 피트향을 스모키, 장작 태운 냄새, 요오드(빨간약), 소독약 등으로 표현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탈리스커 10년의 피트향은 고기나 생선이 '훈연된' 느낌이다. 훈연향을 잠시 치워보면 달콤한 과실의 느낌도 있고, 시트러스도 있다.
혀에 닿자마자 짭조름함, 계속 느껴지는 스모키, 파인애플이라고 생각되는 시트러스와 단 맛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45.8도라고 생각하지 힘들정도로 목넘김이 부드럽다.
피니쉬는 훈연향과 함께 후추 같은 느낌의 화함이 있다. 12년 이하로 숙성된 비교적 저숙성 스카치 위스키 치고 향과 맛이 복합적이며 부드러운 편. 좋다.
나와 와이프 둘 다 탈리스커 10년을 통해 피트향에 거부감이 없는 것을 확인했으니, 조금 더 위스키의 선택폭을 넓게 가져갈 수 있겠다.
다음엔 앞서 소개한 아일라 섬의 라가불린이나 라프로익, 아드벡 같은 개성있고 더 피트 향이 강한 피트 위스키에 도전해보는걸로.
아, 피트 위스키 특유의 스모키향이 해산물이나 굴과 잘 어울린다고 한다. 아쉽게 최근에 생굴을 먹고 와이프와 내가 둘 다 장염에 걸린 적이 있어서, 당분간은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고. 장염으로 아팠을 때의 기억이 점점 사라질 때 집에 있는 피트 위스키 무언가와 생굴을 페어링 해보는 걸로.
↓ '주류학개론'님의 탈리스커 소개영상
https://youtu.be/H2AqO-M1KAw